이란 정부 혼자 힘으로는 조속한 사태 수습이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구호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을 ‘악의 축’ 국가로 지목했던 미국은 200여명의 구조팀과 구호품을 보내겠다고 발표했고, 이란과 관계가 좋지 않은 이스라엘도 지원을 제안하고 나섰다. 국제사회가 한마음으로 보내는 인도적 구호 손길에 한국이 동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가 119국제구조대를 현지에 급파했고 일부 민간단체도 구호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란에 대한 지원활동은 그동안 우리 외교의 사각지대였던 중동지역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일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99년 터키 지진 때 현지에 급파된 우리 구조인력이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던 전례를 보아도 그렇다.
내년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중동과 가까워지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중요하다. 우리가 진심으로 이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을 보일 때 한국군에 대한 이슬람권 국가들의 시선은 한결 부드러워질 수 있다. 이라크 저항세력 중 일부가 이란과 시리아 등 인접국가에서 유입되고 있다는 관측을 감안하면 파병군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치 있는 것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류애의 실현에 동참하는 일이다. 불우이웃돕기도 차가워진 듯한 세밑이지만 먼 나라의 참극을 외면하지 않는 성숙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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