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국방이 말로만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 정부가 먼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치밀한 세부계획을 세워 실행에 들어가야 할 시기다. 분명한 예산계획도 밝히지 않은 채 “이지스 구축함과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사업 등 핵심전력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식의 뻔한 당위론을 되풀이해선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 안보 공백을 초래할 주한미군 감축은 이미 시작됐지 않은가.
국방부가 이 계획의 핵심으로 내세운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도 다시 따져 볼 일이다. ‘협력적 자주국방’이 나라의 안보 지붕이라면, 한미동맹은 지붕을 떠받치는 중심 기둥이다. 과연 그 기둥이나마 정부 주장처럼 지금 견고한 상태인가.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가까운 예로, 중차대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북한의 핵개발 논리에 대해 “일리 있는 측면이 있다”고 한 노 대통령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발언이 온갖 추측과 우려를 자아내고 있지 않은가.
‘협력적 자주국방’은 노무현 정부가 약속한 대표적 슬로건 중 하나다. 그러나 국민은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라 정부가 작은 것이라도 하나씩 실행에 옮기는 모습을 보기 원한다. 국방부는 보다 구체적인 계획안을 다시 내놓아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