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미진]사라진 루돌프

  • 입력 2004년 12월 19일 18시 18분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와 ‘미사’가 합해진 용어로 예수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기독교 축제일이다. 그러나 성서에는 예수님의 탄생 연도나 날짜에 대한 기록이 없다. 일설에 따르면 4세기 후반 로마의 한 주교가 기독교가 이교도들을 정복했다는 의미에서 이교의 축제일인 동지(冬至)를 그리스도 탄생일로 채택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트리는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나뭇가지 축제 장식, 로마 축제의 촛불을 단 월계수 장식 등 성목(聖木) 숭배에 기원을 두고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전나무를 사용하게 된 것은 8세기경 선교사 오딘이 떡갈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야만적 풍습을 중지시키기 위해 옆에 있던 전나무를 가리키며 “이 나뭇가지를 집에 가지고 가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라”고 설교한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산타클로스는 서기 270년 소아시아에서 출생한 세인트 니콜라스의 이름에서 기원한다. 그가 생전에 베푼 자선행위가 알려지면서 산타클로스 이야기가 퍼져 나갔고, 아메리카 대륙에 이주한 네덜란드인들에게 ‘산테 클라스’라고 불리다가 어린이들이 부르기 쉽게 ‘산타클로스’로 변했다. 산타클로스의 붉은색 복장은 1931년 코카콜라 광고에서 유래한다. 겨울철 판매량 격감으로 고전하던 코카콜라 회사는 각양각색이었던 산타의 모습에 코카콜라의 로고 색인 빨간 옷을 입은 산타를 창조해 냈다.

▷‘사라진 루돌프’에 대한 광고를 TV에서 본 적이 있다. 혹시 “썰매가 너무 무거워 죽겠어!” 하며 스스로 내뺀 것은 아닐까. 루돌프 역시 광고를 통해 태어났다. 시카고에 자리 잡은 몽고메리 위드 백화점의 광고부에 근무하던 로버트 메이 씨가 1939년 루돌프 캐릭터를 탄생시켰고 크리스마스 광고전단에 활용되었다. 루돌프 코가 빨간 것은 ‘술을 먹어서’ ‘추워서’ ‘기생충 때문에’ 등 해석이 다양하다. 루돌프가 하룻밤 동안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려면 썰매의 속도는 얼마나 되어야 할까? 썰매의 크기는? 이러다 산타클로스가 동물 학대죄로 고발당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올해는 불경기로 우울한 크리스마스가 될 전망이라고 한다. 그래도 마음만큼은 모두 풍성하기를 빌며, 메리 크리스마스!

김미진 객원논설위원·소설가 usedrea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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