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개발과는 무관한 철도청의 최고책임자가, 투자가 부적절한 사업을 가지고, 권력 실세(實勢) 소리를 듣는 정치인을 찾아가, 융자 압력을 넣어달라고 했다는 얘기다. 청탁을 죄악시하는 현 정권 아래서 이런 일이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경제적 타당성도, 사업주체의 적절성도 없는 사업이 일사천리로 계약된 과정이나, 신용불량자가 지분 참여한 KCO에 은행이 간단하게 융자를 해준 경위를 볼 때 ‘의문’을 갖는 것이 정상 아닌가. 사업 추진의 중심에 있었던 허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미루어 출국하게 방치한 것도 감사원의 실책이다. 허씨는 이 의원 및 이 의원의 후원회장이자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이기도 했던 이기명씨와 교분이 있는 사람이다.
이 사건을 철도청이 계약금 620만 달러를 떼이게 된 단순한 투자실패 사안으로 보기는 어렵다. 유전개발은 세계굴지의 정유회사들도 성공률이 10%를 넘지 못할 정도로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사업이다. 유전개발 전문 공기업인 석유공사와 민간기업인 ㈜SK가 뿌리친 사업을 철도청이 추진하도록 한 ‘힘’의 실체가 오리무중이다. 감사원에 진상 밝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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