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는 식전 공연과 추진위원장인 조무제(趙武濟) 경상대 총장의 출범선언, 김태호(金台鎬) 도지사와 진종삼(陳鍾三) 도의회 의장의 격려사 순으로 70분 동안 이어졌다.
행사에는 시군에서 동원된 주민 1000명과 도 단위 기관 단체장, 제자리 찾기 추진위원 등 모두 1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농번기를 앞두고 이상한 행사를 하고 있다”며 “도민들이 언제는 제자리 안 찾고 엉뚱한 데 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취임 10개월을 넘긴 김 지사에 대해 “재선에 골몰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경남도청 공무원노조도 ‘도지사를 위한 사전 선거운동의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관계자는 “맡은 바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제자리’를 찾아야 할 사람은 도민이 아니라 이런 행사를 여는 사람들 아니냐”고 되물었다.
추진위원장인 조 총장 역시 국립대 구조조정 등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할 처지다.
이 운동에 대한 시군 의회의 반응이 싸늘해 지속성 여부도 불투명하다.
경남도는 20개 시군에 운동 지원을 위한 조례를 만들도록 했으나 19일 현재 조례가 제정된 곳은 다섯 개 뿐이다. 함안군 의회는 “관변단체가 많은데 또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조례 안을 부결시켰다. 창녕과 산청, 함양군과 양산시도 그렇다.
이날 참석자들에게는 3만 원 안팎의 여비가 예산에서 지급됐다. 지자체가 전시성 행사에 혈세를 낭비할 게 아니라 도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찾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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