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학생선발권은 이중삼중의 규제 때문에 거의 말뿐이다.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는 안 되고, 2008학년도부터는 내신 위주로 신입생을 뽑으라는 것이 교육당국의 지침이다. 하지만 내신은 신뢰성이 떨어지고, 수능시험은 새 입시에서 등급제로 바뀌어 과목마다 1등급 학생이 2만4000명이나 된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도 없이 대학들이 저마다 알아서 우수 학생을 뽑으라는 식이다. 그래서 ‘로또 입시’라는 말이 생겼다.
대학들이 논술시험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다. 세계적으로 논술시험은 사고력 창의력 문제해결력 등 수험생의 자질과 수학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채점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가 문제다. 대학들은 논술의 공신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
일부 운동단체가 논술 강화에 대해 ‘본고사 부활’이라며 저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마지막 남은 대학의 입시자율권을 훼손하는 행태다. 이들 단체는 정권과 코드가 같다는 이유로 새 입시제도를 만드는 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제는 자중해야 한다. 대학과 입시를 또 흔들어서는 안 된다. 정부도 이들의 이념적 평준화 논리에 더는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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