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제품을 하나도 아니고 줄줄이 쏟아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스티브 잡스다. 젊은이들이 지름신 강림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는 아이포드, 아이맥 등은 모두 그의 작품이다. 스티브 잡스 평전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에 담긴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요즘 경영의 화두로 떠오르는 블루오션 그 자체다.
애플컴퓨터로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처음으로 열었고, 픽사를 통해 최초의 컴퓨터 3D 장편 애니메이션인 토이스토리를 제작했으며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파격적인 디자인의 아이맥을 선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아이포드로 디지털 음악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속 블루오션을 창출하다 보니 대학교 중퇴자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창업자, 픽사의 대주주, 그리고 다시 애플을 부활시킨 최고경영자(CEO)라는 수식어를 달게 되었다.
그를 두고 독선적이고 지나치게 앞서간다는 평가도 있지만 미래를 읽는 눈과 열정이 결합된 비전형 CEO라는 데는 이의가 없는 듯하다. 이 책도 스티브 잡스의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이라는 큰 물결에 대해 빌 게이츠는 뒤늦게 부랴부랴 핫메일 등을 사들임으로써 대응했지만 스티브 잡스는 이미 인터넷을 염두에 둔 창조물로 아이맥, 아이튠스 등을 출시했다는 식이다. 책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임시고문이라는 의미로 쓰이던 표현인 ‘iCEO’를, 애플의 부흥을 이끌어 정식으로 CEO에 오른 이후에도 계속 사용했는데, 이때의 ‘i’는 더는 임시직(interim)이 아닌 인터넷을 의미하는 ‘i’였다.
관점이야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데 ‘참 재미있게 살았다’는 느낌만은 공통적일 것이며 그의 기이한 행적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즐거움은 충분하다. 또한 그로 인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감탄사를 가지고 접할 수 있다는 것도 그와 동시대를 사는 우리의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젊은이들에게 빌 게이츠와는 다른 친근함을 풍긴다. 단지 존경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지’ 하는 희망을 준다 할까, 그런 느낌이 있다. 그 이유는 그가 성공한 요인이 명문가의 자손도, 대단한 대학을 나온 것도, 천재적인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도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매일 매일을 삶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는 태도를 가졌을 뿐이다. 그렇기에 빌 게이츠에 비해 실패도 많았고 삶의 굴곡도 컸지만 다음과 같은 조언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늘 배고프고, 늘 어리석어라(Stay Hungry, Stay Foolish).” 젊은이라면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한 얘기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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