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히말라야 고원에 자리잡은 라다크에서 16년간의 현지 체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써나간다. 특히 근대화(산업화 또는 세계화) 과정에서 유서 깊은 공동체의 토착문화와 생활 방식이 어떻게 변형되고 훼손되어 가는지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 인류가 직면한 사회적 생태적 위기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우리는 매일 ‘세계화’와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 말은 지구 환경과 생태 위기를 언급할 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그 가운데서도 가장 머리에 놓이는 것들이다.
라다크 사람들의 위기는 라다크가 세상을 향해 문을 열었을 때 시작되었다. 경제적인 가치가 중요해진 현대 사회에서 라다크의 전통적인 가치와 미덕은 중심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풍족하지 않지만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통하여 내면의 행복을 찾고 공동체의 미덕을 굳건하게 지켜 온 라다크 사람들은 점점 더 경쟁적이고 소비적이며 탐욕스럽고 자기중심적으로 변해 갔다.
우리 사회에도 압축 고도성장의 후유증이 남아 있다. 라다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방화가 비슷한 후유증을 답습할지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라다크의 전통사회에 주목한다. 그리고 라다크의 전통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을 제시한다. 물론 저자가 산업사회의 장점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다만 소비 만능주의에 젖어 있는 현대인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라다크 사람들에게서 많은 걸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주어진 환경의 한계를 존중하고 자연과 대화하며 서로 협동하는 공동체적 미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라다크의 전통을 보면서 인간과 땅의 긴밀한 유대를 키우고, 활발하며 참여적인 민주주의를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튼튼하고 생명력 있는 공동체, 건강한 가족, 그리고 남성과 여성 사이에 균형이 잡혀 있는 사회를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이 같은 사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이상주의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실행하려는 의지를 갖고 작은 것부터 실천해 가야 한다.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된 환경 문제는 이제 ‘전 지구적인 환경 위기’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그 위기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만하다. 더구나 청소년들에게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경제 패러다임의 세계화 속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균형된 시각을 갖기 위해서라도 꼭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박재환 출판인 에코리브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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