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윤초란 무엇일까? 윤초란 1분이 60초가 아니고 61초 또는 59초가 되도록 도입된 초를 말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적용된 윤초는 모두 61초가 되는 것이었다. 하루의 길이 24시간은 옛날에는 태양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즉, 태양이 머리 위에 온 시점부터 그 다음 날 다시 올 때까지를 24시간으로 정했다. 이것을 지구 입장에서 보면 지구가 한바퀴 자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그런데 이 24시간이 매일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고서는 그 값들을 1년 동안 평균해 평균태양일이라고 하고 그 길이의 8만6400분의 1을 1초로 정했다.
그런데 아주 정확한 원자시계가 발명돼 1초의 길이를 아주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됐다. 천체 관측을 통해 평균태양일에서 만든 1초와 원자시계에서 만든 1초를 비교하면 그 길이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점점 차이가 생겼다. 이것은 지구의 운동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구는 가만히 도는 것이 아니라 마치 팽이가 끄덕끄덕 흔들리면서 돌듯이 북극점이 흔들리면서 돈다. 또한 계절에 따라서도 지구의 회전속도가 달라지는데 이것은 마치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얼음판 위에서 회전할 때 팔을 벌리거나 오므리면 회전속도가 달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즉, 지구에서 높은 산은 대부분 북반구에 있는데 겨울철에 눈이 많이 쌓이면 마치 팔을 길게 뻗는 것과 같은 효과에 의해 회전속도가 느려지는 것이다.
또한 지구의 회전속도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점점 느려지고 이 때문에 원자시계에 의한 시간과 태양에 의한 시간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이 두 시계에 의한 시간이 0.9초 이내에서 일치하도록 도입한 것이 바로 윤초이다. 윤초는 1972년에 처음 도입됐는데 첫해에는 모두 10초의 윤초가 적용됐다. 그 후 거의 매년 윤초가 적용됐고 1999년에 32초째의 윤초가 적용된 후 한동안 없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1월 1일 오전 9시 정각(세계 협정시로 0시 정각)에 33초째의 윤초가 적용된다. 이때는 8시 59분 59초 다음에 윤초 1초가 있고, 그 다음 1초가 지나 9시 정각이 된다.
윤초를 적용하는 경우에 시계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따른다. 특히 미국이 운용하고 있는 자동위치측정시스템(GPS) 인공위성에 탑재돼 있는 원자시계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윤초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윤초는 무시할 정도로 작은 시간이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만약에 윤초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약 6만 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는 태양은 이미 져서 한밤중인데 원자시계는 정오를 가리키는 아주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GPS 시계가 100만분의 1초만큼 틀리면 내비게이션(차량항법장치)을 장착한 자동차는 300m나 엉뚱한 곳에 가 있게 된다. 휴대전화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100만분의 1초만큼 정확한 시계가 필요하다. 이처럼 100만분의 1초가 중요한 현대문명에서 1초란 엄청 긴 시간이다.
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광기술표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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