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시대에 맞는 영어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가 결정한 것입니다.
초등학교 영어교육은 1997년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됐습니다.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그때 처음 영어를 배운 학생들이 고1이 된 2004년 서울대 권오랑 교수가 조사했더니, 그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그 이전 학생들에 비해 훨씬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교육부 방침은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맨 처음 초등학교 영어교육이 시작됐을 때 영어과외가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이번에도 학부모들은 더 일찍 아이들에게 영어과외를 시켜야 되는 게 아닌가 불안해 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한국어도 제대로 못 배운 초등학교 1학년들을 더 헷갈리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대도시에선 유치원 아이들까지 영어를 배우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영어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해외연수를 가는 어린이들도 많습니다.
반면, 교육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이나 저소득층 학생들은 영어교육에서 소외돼 있습니다.
그 격차를 줄이고, 영어교육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공교육의 역할입니다.
문제는 학교에서 어떻게,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는 것입니다.
영어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학교 선생님들이 얼마나 되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설 학원에서는 원어민 교사들이 유창한 발음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곳이 많습니다.
여기에 귀가 익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르치는 영어는 시시하다고 느낀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화시대에 영어는 ‘소리나는 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리에서 길을 묻는 외국인한테 영어로 대답을 못하는 것이 창피해서가 아닙니다.
세계무대에서 우리 아이들이 당당하게 자기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도 영어는 꼭 필요합니다.
인터넷에서도 중요한 정보의 80%이상이 영어로 수록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우리말이 우수하다고 해도 영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우리말이 우수하다는 걸 세계에 알릴 수 있습니다.
이미 싱가포르나 홍콩의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다른 과목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은 아직도 부족합니다.
교육당국은 영어교육의 내실화에 좀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영어를 더 잘 가르치려는 노력을 해야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영어가 국력인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초등학교 영어교육 확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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