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논평/김순덕]財테크 성공한 고위공직자들의 ‘양극화 장사’

  • 입력 2006년 3월 3일 14시 44분


고위공직자 80%의 재산이 작년 한 해 동안 평균 1억원이 늘었다고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9447만원, 여당 국회의원은 평균 7300만원을 불렸습니다. 대부분 봉급을 저축했거나 보유 주식을 처분한 결과라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이들의 평균 재산은 1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이 늘었다는 사실이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3분 논평 동영상 보기]

시장경제를 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재테크를 해서 부자가 됐다고 비난받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나라일 것입니다.

문제는 참여정부의 집권세력이 자신들은 봉급을 쓰고도 남아서 저축까지 하면서, 또 주식과 부동산으로 돈도 불리면서, 다른 국민의 재산에 대해서는 색안경을 쓰고 본다는 데 있습니다.

청와대는 ‘양극화 시한폭탄’이라는 홈페이지 특집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를 “소수의 승자만 존재하고 다수의 패자는 존재할 수 없는 비정한 카지노 경제”라고 했습니다.

우리사회가 80 대 20으로 갈라져 있다면서 ‘밀림의 사자보다도 탐욕스럽고 비정한’ 20%의 부자들 때문에 나머지 80%는 희망을 잃고 못 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 ‘잘 나가는 20%’의 일년 가구 소득이 7280만원입니다.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작년 일년 동안 불린 돈보다도 오히려 적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과 집권당 의원들은 탐욕스럽고 비정하게 재산을 불렸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아니라고 대답하시겠지요. 그러면서 왜 자기들이 불과 1년 동안에 불린 돈보다 적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을 탐욕스럽고 비정하다고 하는지 가소롭기 짝이 없습니다.

국민은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참여정부가 ‘양극화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다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내면 다가오는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계산하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노무현 대통령도 “선거란 선수들끼리 국민 속이는 게임”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신고된 아파트 가격은 현재 시가가 아닌 최초 매입 당시의 공시지가나 기준시가라고 합니다.

식구들이 살고도 남는 아파트를 3억원에 전세 줬다고 하면서 매입 당시 가격이 2억원이라고 신고한 공직자도 있습니다. 그래서 청와대는 시세를 제대로 반영해 신고하도록 개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를 했습니다.이 대목에서 우리가 헷갈리지 말아야 될 점이 있습니다.

한 공직자가 20년째 살고 있는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8배 이상 올랐다고 해서, 그것이 부정한 재산증식이라고 봐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정부도 그런 시각을 갖기 바랍니다. 자기들만 깨끗하고, 자기들과 코드가 맞지 않는 국민은 탐욕스럽다는 이중적이고 분열적인 사고방식을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정부는 열심히 노력해서 재산 불리는 사람들을 더 잘나가게 도와줘야 합니다.

뒤처진 사람들한테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되 스스로 일해서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일 것입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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