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해설]강금실 ‘제2의 박찬종’? ‘잔다르크’ ?

  • 입력 2006년 3월 30일 18시 04분


‘강금실’ 카드가 여권의 바람처럼 벼랑 끝에 몰린 열린우리당을 살리는 효력을 발휘할까요, 아니면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거품으로 끝날까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29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뒤 정치권의 관심은 그의 출마가 5·31 지방선거 전반에 미칠 영향에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효력이나 거품 여부를 따지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게 사실입니다.

4월 5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한 뒤 여론의 흐름이 어떻게 나타날지, 그리고 한나라당 후보로 누가 나설지, 또 제3의 후보 출마가 여야 후보의 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선출직에 처음 나서는 그가 반드시 거칠 수밖에 없는, 상대 후보와 언론에 의한 개인 신상 검증도 또 다른 변수입니다.

[전문기자 해설]강금실 ‘제2의 박찬종’될까 아니면 ‘잔다르크’ 될까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참여정부 첫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을 때 그는 아름다운 얼굴과 해맑은 웃음으로 ‘강효리’로 불릴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누렸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릅니다. 상대당 후보의 노골적 비난공세를 받아야 하고 어떤 때는 악의적인 흑색선전에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벌써 그의 가계를 둘러싼 얘기가 정치권 주변에 떠돌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이런 그를 야당 일각에서는 1995년 첫 민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무소속 박찬종 후보에 비유하며 거품론을 폅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줄무늬 와이셔츠를 입고 유세를 벌이는 등 젊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했던 박 후보는 선거 초반 민주당 조순 후보와 민자당 정원식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섰지만 결과는 2위에 그쳤습니다. 박 후보의 패배는 젊은 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대중적 인기가 그대로 표에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줬고 이는 강 전 장관도 겪게 될 현실이라는 게 야당 일각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박 후보의 대중성은 무소속이라는 약점에 묻혀 버렸지만 강 전 장관의 대중성은 여성이라는 강점과 여당의 조직에 의해 뒷받침되기 때문에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004년 7월 청와대의 장관 교체 발표 직후 “너무 즐거워서 죄송합니다”라는 퇴임소감을 남겨 화제를 낳았던 그는 이후 선거가 있을 때마다 열린우리당의 러브 콜에 시달리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후보 ‘징발’에는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그가 얼마 전 선거 출마를 시사하며 얘기했던 ‘아름다운 패배’로 정치인생을 접을지, 아니면 열린우리당을 살린 ‘잔다르크’가 될지 5월 31일 선거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김동철 정치전문기자 eastph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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