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0년 자본도, 사업 계획도 없이 열 명이 모여 창립한 예수회(Company of Jesus). 예수회는 창립 10년 만에 30여 개의 대학을 설립했고, 30년 만에 세계적 네트워크를 조직했으며, 18세기 후반까지 5개 대륙에 걸쳐 700여 개의 교육기관을 설립했다. 현재 2만1000명의 예수회 전문가가 100여 개국에서 230여 개 대학, 4000여 개의 중고교, 2000여 개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예수회의 이 같은 비약적 발전의 원동력은 ‘예수회 리더십’이라 불리는 뛰어난 리더십 문화였다. 예수회 출신의 전문 경영인인 저자는 우선 예수회 리더십을 포함해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리더십 모델 4가지를 제시한다. 440년경 훈족을 강력하게 결속시킨 아틸라식 리더십, 군주 한 사람의 능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한 마키아벨리식 리더십, 스포츠라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만 작용하는 코치 리더십,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예수회 리더십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 4가지 모델 가운데 예수회 리더십이야말로 470년간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성 있고 효과적인 것이라고 역설한다.
예수회 리더십의 핵심 원칙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 가치, 세계관을 이해하는 ‘자아 인식’, 변화하는 세계를 껴안을 수 있도록 대담하게 혁신하고 적응하는 ‘독창성’, 긍정적이고 애정 어린 태도로 타인을 대하는 ‘사랑’, 웅대한 야망을 가지고 자신과 타인을 격려하는 ‘영웅적 자질’이다. 예수회는 이러한 리더십 원칙을 일상생활에 접목하여 무역, 교육, 학문의 효율적인 국제 네트워크를 운영해 왔다.
오늘날 많은 기업은 피라미드 위계 조직으로 ‘위대한 한 인물’에 의존하는 상의하달식 리더십 모델을 취하고 있다. 반면 예수회 리더십은 ‘개인마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리더십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잘하든 못하든 자신이 일을 리드하고 있으면 모두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조직원의 자발적인 동기 부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정보화 사회, 지식 사회,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피라미드 조직보다 네트워크 조직이 더 효과적이고, 리더십도 ‘위대한 한 인물’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지식과 배경을 가진 다수에 맡기는 것이 더 안정적이다.
배영민 나이스컬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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