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등반 사상 유례가 없는 8750m 죽음의 지대에서의 시신 수습 작업.
이 책은 2005년 5월 29일 77일간의 사투 끝에 에베레스트에서 실종된 고 박무택 대장의 시신을 수습하는 데 성공한 ‘2005 한국 초모랑마 휴먼원정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산악문학 전문 작가이자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심산 씨는 직접 휴먼원정대의 대원으로 참여하여 원정대 출발에서부터 시신 수습까지의 전 과정을 기록했다. 고인들의 개인적인 면모뿐만 아니라 원정지에서의 생활 모습, 휴먼원정대원들 간의 진한 우정과 동료애 등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산사나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휴먼원정대를 이끌고 시신 수습에 성공한 엄홍길 대장과 고 박무택 대장의 우정은 죽음도 가로막지 못했다. 2000년 봄 칸첸중가 8500m 설산에서 죽음의 비바크(야영 장비 없이 야외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를 하며 생사를 함께한 두 사람은 K2와 시샤팡마, 초모랑마(에베레스트의 티베트 지명) 등정에도 동행한 친형제 같은 사이였다. 그런 박 대장이 2004년 봄 에베레스트에 올랐다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엄 대장은 바로 빈소가 차려진 대구 동산의료원으로 달려가 친구의 영정 앞에서 굳은 약속을 한다. 추위와 외로움에 떨며 설벽에 매달려 있을 친구를 꼭 데리러 가겠다고. 반드시 시신을 수습하여 따뜻한 세상의 품으로 데리고 오겠다고.
그로부터 1년 뒤 엄 대장은 마침내 약속을 지켰다.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2좌(8000m가 넘는 연봉) 완등의 마지막 목표인 로체샤르 원정까지 뒤로 미루고 휴먼원정대를 조직한 엄 대장은 2005년 3월 14일 18명의 원정대를 이끌고 히말라야를 향해 출발했다. 그리고 77일간의 사투. 계속되는 악천후로 한 차례의 시신 수습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뒤 허리를 다치고 가래가 기관지를 막아 죽을 고비를 넘겨 가며 엄 대장은 유가족과의, 고인들과의,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유승민 국가대표 탁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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