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치면 부러질 것 같은 여린 꽃대에 도라지꽃이 바람에 설렁인다. 그 옆에는 붓꽃! 수많은 붓끝에 보랏빛 물감을 머금고 있는 수묵화 같은 풍경이다. 강원 평창군 도암면 병내리의 한국자생식물원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을 포함해 1200종의 우리 식물을 자연 상태로 보존하고 있다. 대자연의 완결판이라 할 우리 꽃의 향연 속에서 처녀치마, 홀아비꽃, 개불알꽃 등을 바라보며 식물원을 걷다 보면, 외래 꽃 홍수 속에서 우리 꽃의 정겨움이 더욱 사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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