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창의]평창올림픽 ‘교통’에 발목 잡히나

  • 입력 2006년 7월 25일 03시 00분


평창은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와 러시아의 소치가 최종 경쟁자다. 평창이 국제올림픽위원회의 마지막 결정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전 당시처럼 교통 불편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는 빈과 스위스, 독일과 이탈리아를 연결하는 사통팔달 도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도시 중심부에서 4km 정도 떨어진 모차르트 국제공항을 이용하며 철도교통이 편리하다. 러시아의 소치도 러시아 남서부 흑해 연안 크라스노다르 주의 휴양도시답게 도로교통은 물론이고 철도와 항공으로 주요 도시와 잘 연결돼 있다. 아들레르 국제공항은 40분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평창올림픽 꿈이 이루어지려면 교통시설이 확충돼야 하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영동고속도로는 포화 상태이고 강릉공항은 폐쇄됐다. 양양공항은 개점휴업 상태이다. 눈 위에서 하는 경기를 평창에서 치른다 해도 빙상 경기는 원주나 강릉에서 진행해야 하는데, 서울, 원주, 강릉 축이 영동고속도로에 집중돼 있다.

주말이면 혼잡이 극심한 영동고속도로에만 의존하는 상황에서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계획은 너무 안이하다.

결전의 날이 내년으로 다가왔는데, 특별한 노력을 안 하는 정부를 보면 답답하다. 최근 수해로 평창의 호텔이 침수되고 진입로가 흙더미로 변해 유치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지 모른다. 재도전하려면 지난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정해 주면 교통시설을 개선하겠다기보다는 이런 노력과 투자를 해서 준비가 되어 있으니 평창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하는 편이 설득력이 있다.

강릉∼원주 간 철도를 개설하고 강릉공항이 다시 문을 열어야 한다. 또 쌍둥이 제2영동고속도로를 개통하고 동서고속도로를 조기에 완공해야 한다.

답은 하나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함께 나서서 당면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주어진 문제를 정해진 시간에 풀지 못할 때 모든 책임은 국가와 지방정부 지도자가 함께 져야 한다.

홍창의 관동대 교수·교통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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