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었다. 하지만 이제 준비되지 않는 노년은 재앙이다.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해 용케 60세까지 일을 하더라도 20∼30년을 소득 없이 살아야 한다.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닌 위험인 시대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고 있다는 것. 한국은 20년 뒤인 2026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도달하게 된다. 20년 뒤에는 길에서 만나는 5명 중 1명이 노인인 사회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고령화 문제를 가장 고통스럽게 겪을 사람들은 현재의 노인이 아니라 30∼40년 후에 노인이 될 30, 40대들이다. 이들은 한창 일할 나이임에도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기도 어렵다. 한국 경제가 일자리가 많이 창출됐던 고성장 시대에서 일자리 없이 성장하는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고령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30, 40대는 사면초가에 몰린 세대다.
장수가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저자는 하루빨리 준비하고, 인생설계를 바탕으로 자산관리를 하라고 주문한다. 먼저 준비 기간이 길수록 적은 돈으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음을 일깨운다. 50세에 100만 원씩 준비하는 것보다 40세에 50만 원씩 투자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 빠르면 빠를수록 노후 준비 금액이 줄어든다. 인생설계도 빼놓을 수 없는 노후 대비책이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투자와 인생설계를 연결하지 않는다. 2002년 일본증권투자신탁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92%, 일본인 34%가 ‘왜 투자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노후대비”라고 응답했다. 반면 한국인은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자산관리의 최종 종착역이 노후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계획 없이 자산운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산운용을 할 때에는 저금리도 고려해야 한다. 고성장·고금리 시대에는 안정적인 이자를 지급하는 저축상품만으로도 자산운용이 가능했다. 1990년대처럼 연 13∼1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면 저축만 열심히 해도 노후준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시대는 사라졌다. 저자는 이제 장기투자 상품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대표적인 장기투자 상품으로 적립식 펀드, 장기주택마련저축, 변액 연금보험 등을 추천한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 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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