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금규]21세기형 中企 키우자

  • 입력 2007년 1월 1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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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위기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렸던 경제성장의 동력은 쇠퇴하고 새로운 세기를 이끌어 갈 경제 엔진은 멈추고 있다. 많은 중산층이 정책의 그늘에서 소외되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잃고 있다.

경제 위기를 어느 곳보다 절실하게 체감하는 분야는 중소기업이다. 한국 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잘나가는 몇몇 대기업만의 경제는 사상누각(沙上樓閣)과 같다. 중소기업을 되살리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없다.

무조건 중소기업을 지원해 달라는 말이 아니다. 상당수 중소기업이 전통적 산업화 시대의 틀을 벗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낡은 틀을 그대로 둔 채 지원한다고 중소기업이 살아나지는 않는다. 중소기업이 21세기에 맞게 거듭나려면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지난날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제도는 한계를 드러냈다. 사회 시스템의 총체적 혁신이 필요하다. 산업화시대의 사회계약을 대체할 21세기의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과거 경제성장의 신화를 이룬 주춧돌이다. 21세기 경제 환경에서도 중소기업은 훌륭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아니, 당연히 탄탄한 경제기반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중소기업이 기술, 의식, 제도, 정책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을 찾는 중이다.

진정한 의미의 기업 경제는 중소기업 속에서 성장한다. 중소기업은 투자를 강화하고 지역경제를 혁신하는 엔진 역할을 한다. 중소기업이 확산되려면 재도약을 추진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민관합동기구가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정책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공존시대를 열고, 중소기업중앙회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세워 세계 속에 우뚝 서야 한다.

우선 현행 중소기업육성법을 혁신하고 시설과 기술 혁신을 위한 특별법을 만드는 등 세제와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 바란다. 특히 업체 간 합병과 공동사업의 추진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제도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보기술(IT) 시대에 맞춰 정보화사업 촉진을 위한 지원도 늘어야 한다. 중소 서비스업체의 정보화 시스템 구축과 시설 근대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또 중소 벤처산업 육성시책을 개선해 범국가적 차원에서 벤처기업의 성장 동력을 활성화해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 기능의 활성화와 조직기반 확대도 절실하다. 지난날 국가 경제발전의 보이지 않는 주역이었던 중소기업중앙회의 기능은 최근 약화됐다.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와 협동사업 축소 등으로 역할이 축소됐고, 조합 구성원의 사명의식이 위축됐다. 개방화시대에 중소기업의 협동 역량을 진작시키는 작업은 여전히 중요하다. 중소기업중앙회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또 중소기업의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300만 중소기업 대표와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1000만 근로자는 세계화 시대에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21세기 아시아 태평양의 중심에서 한민족 시대가 열리도록 중소기업이 역량을 집결할 때다.

박금규 중소기업선진화포럼 공동대표 딜로이트 안진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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