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한(恨)’은 자업자득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인류가 민주주의와 선거를 창안해 낸 이래 ‘대중의 판단력’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배우이자 작가인 L 톰린은 “미국인들 가운데 2%는 인간쓰레기인데 우리는 그들을 선거에서 뽑는다”며 ‘눈 먼 유권자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은 민주주의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요즘 전북 임실군에선 “군수를 잘못 뽑은 우리가 부끄럽다”는 군민들의 자탄(自嘆)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건설업자에게 공사를 맡기는 대가로 ‘2억 원 지급 보장 각서’를 받은 김진억(67·무소속) 군수가 5일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기 때문이다. 임실군은 김 군수를 포함해 민선 1기부터 4기까지 군수 3명이 모두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군민들로서는 한숨이 나올 만도 하다.
▷김 군수는 보궐선거를 통해 처음 당선됐다. 전임자가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는 바람에 실시된 보궐선거였다. 당시 김 군수가 후보로서 신고한 재산은 마이너스 24억 원. 한마디로 빚투성이였다. 그런데도 공약은 선심성이 대부분이었다. 그 정도였다면 임실 군민들은 좀 더 밝은 눈으로 살폈어야 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대선이 5개월여 남았다. 군수야 보궐선거로 다시 뽑는다지만 대통령은 다르다. 탄핵을 당하거나 내란 및 외환의 죄가 없는 한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가 없다. 선거가 끝난 뒤에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고 탄식해 봐야 소용이 없다.
김창혁 논설위원 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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