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부인’들의 거래 비중은 도쿄(東京) 외환시장의 30%나 된다. 거래 금액이 하루 150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와타나베 부인이란 말은 뉴질랜드에서 처음 나왔다고 한다. 금리가 연 8%대인 뉴질랜드는 와타나베 부인들이 좋아하는 투자처다. 동네 은행에서 파는 외화 예금 상품에 가입하면 뉴질랜드 채권이나 정기예금 상품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와타나베 부인들 때문에 뉴질랜드 달러 값이 치솟아 금융시장의 골칫거리로 등장한 지 오래다.
▷지난달 21일 마이클 컬런 뉴질랜드 재무장관은 국회에서 환율 고공행진의 주범으로 ‘와타나베 부인’을 공식 지목했다. 중앙은행 총재가 환율 안정을 위해 와타나베 부인과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최근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와타나베 부인들도 뉴질랜드를 넘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증시가 일단 진정되긴 했어도 달러, 엔 등 안전 통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환수되는 신용경색 후폭풍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와타나베 부인’들까지 엔 회수에 나설 경우 국제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영국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와타나베 부인들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파이낸셜 타임스는 “시장의 평화를 지켜 온 와타나베 부인들에게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는 상반된 의견을 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불안감을 지나치게 나타내 시장의 빈축을 샀지만 아무튼 일본 아줌마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야 할 상황이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