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주인 고산 씨와 함께 꾸는 꿈

  • 입력 2007년 9월 5일 22시 21분


한국인이 우주에 첫발을 딛는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고산(31) 씨는 내년 4월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비행에 나선다. 대한민국이 21세기 우주개발을 향해 작지만 뜻 깊은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독무대가 되다시피 한 우주 개발 경쟁에서 러시아 우주선에 탑승하는 한 명의 우주인을 배출한 것이 무슨 대수냐고 그 의미를 깎아내릴 일이 아니다. 우주탐사는 미래 첨단산업의 보고(寶庫)다. 미국인들은 눈앞에서 우주선이 폭발해 승무원들이 죽는 것을 보면서도 우주탐사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그러한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이 오늘날 미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미국은 아폴로 달 착륙 프로젝트를 통해 특허 3000여 건을 창출해 이 중 1300여 건을 실용화했다. 중국이 최근 개발한 1000여 개 신소재 중 80%가 우주 기술의 성과라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달 표면 자원 개발, 무중력·초진공 우주 환경을 활용한 반도체, 신약 개발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우주로의 도약이 부의 혁명적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며 1달러를 우주산업에 투자하면 7∼12달러의 수익이 나온다고 추산했다.

우리가 후발 개도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당당하게 도약했듯이 우주 선진국들을 뒤쫓는 한국인의 우주비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의 활동영역을 좁은 현재 속에 가둬 두지 않고 미래로, 우주로 넓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그런 잠재력을 다른 많은 분야에서 확인했다.

한국을 우주 선진국에 올려놓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의 완공이 내년으로 다가왔다. 자력으로 위성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에 이어 당당하게 9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더 나아가 한국 우주인들이 외국 우주선을 빌려 타지 않고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국산 우주선을 타고 우주탐사를 떠나게 될 날을 손꼽아 본다.

우주는 우리 앞에 펼쳐진 신천지이고 한국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신(新)성장동력이다. 우주인 고 씨, 예비 우주인 이소연 씨와 한국 우주 개발의 장도(壯途)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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