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은 이제부터라도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 헌법은 정당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대한 기여’를 정당의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원이 3일 ‘민주신당’이라는 약칭 사용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린 이유도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왜곡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거니와, 통합신당은 창당 과정에서부터 줄곧 국민의 눈을 속여 왔다.
오죽하면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을 지낸 김성곤 의원이 ‘이제라도 정도를 걷자’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겠는가.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문을 닫고 신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꼼수로 보이는 행태들이 있었다”며 “우리는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 양심이 알고, 하늘이 알고, 국민이 안다”고 했다. 그러고는 “참회하고 다시 태어나자”고 호소했다. 늦었지만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다.
어제 2단계 경선 후보로 선출된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씨는 물론이고 143명의 소속 의원이 모두 김 의원처럼 참회록을 써야 마땅하다. 친노(親盧)니, 비노(非盧)니 하는 것도 꼼수다. ‘순도 98%의 도로 열린우리당’임을 세상이 다 안다. ‘비노’ 운운하며 노무현 정권의 실정(失政) 책임을 피하려는 태도야말로 국민의 눈을 속이는 행동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한마디를 ‘면죄부’처럼 들먹이는 행태도 버려야 한다. 통합신당 식(式)의 이합집산 신장개업이 과연 ‘국민 다수가 바라는 바’인지는 DJ가 아니라 국민이 표로 판가름할 것이다.
국민은 무능정권의 국정 실패에 지칠 대로 지쳐 있다. 3류 드라마 같은 흥행극과 번지르르한 말잔치만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어렵다. 허구한 날 한나라당 후보 때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5명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상호검증부터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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