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를 폭로하는 사람은 분명 용기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비리를 폭로한 사람에 대해서는 접근을 꺼리고 있다. 이유는 비리 폭로의 동기에 관심이 쏠리면서 조심스러워하기 때문이다. 교육 일선에서 청소년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의 경우는 더 착잡하다. 교육현장에서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에게 인간교육을 하면서 정의와 신의를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살기 좋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사회 정의를 실천하면서 구성원 간에는 서로를 믿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현대 정보사회에서는 구성원 간의 신뢰와 신용이 생활의 주축을 이룬다. 현대사회에서 구성원 간에 상호신뢰가 깨지면 불신사회가 되고 이 불신이 증폭되면 결국에는 사회의 파국을 불러오게 된다.
비리 폭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희생을 각오하고 비리를 폭로한 본인을 위해서나 또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정의를 배우는 순기능을 늘리고,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의 역기능을 줄여야 한다. 매스컴에서 비리 폭로자의 의기양양한 모습은 한번이면 족하다. 당사자를 매스컴에 자주 등장시키는 것은 본인에게나 사회적으로나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매스컴은 보도에 신중을 기해서 피의자의 신분인 당사자를 보호하면서 국민이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살신성인의 각오로 비리 폭로를 결심했다면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공개한 후에는 모든 것을 사법기관에 위임하고 조용히 뒷전으로 물러나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나 사회교육을 위해서 바람직스럽다. 사법기관은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로 비리의 근원을 도려내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선거철의 비리 폭로는 폭로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대부분 선거에 이용당하게 된다. 비리 폭로가 선거에 이용당하게 되면 자칫 일과성으로 끝날 수도 있어서 발본색원에 실패하게 된다. 선거는 선거대로, 비리 폭로는 비리 폭로대로 철저한 대처가 있기를 바란다.
김병무 공주대 사범대 교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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