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한자리에 모인 스타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미묘한 지지 시기 때문이다. 회사원 정준희(27) 씨는 “검찰이 이 후보의 BBK 관련 의혹에 대해 혐의 없다고 발표한 다음 날 지지 선언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계산적인 모습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쏟아졌다.
한편 선언문에 이름이 오른 일부 연예인은 “복지회가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이름을 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탤런트 김선아 측은 “내 이름이 이렇게 쓰일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최수종 측도 “연예인 복지를 위해 회원으로 가입했더니 복지회가 한 사람을 지지하는 데 이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복지회 측은 “개별적으로 다 양해를 구했는데 대중의 비판을 받으니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시기 논란에 대해서도 “각 정당에 연예인 복지정책 건의서를 보냈고 이를 받아들인 후보 중 이 후보를 선택한 것은 검찰 발표 이전”이라고 해명했다.
말 많은 이번 지지 선언은 평소엔 잠잠하다가 대선 때만 되면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는 ‘반짝 폴리테이너(Politainer·Politician+Entertainer)’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2002년 대선 때도 탤런트 이덕화 박철, 개그맨 심현섭 등은 이회창 후보를, 가수 신해철 윤도현 등은 노무현 후보를 지지해 화제가 됐지만 그때뿐이었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정치자금 모금행사를 열었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공개적으로 오바마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으며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배우 톰 행크스 등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지지한다. 해외 폴리테이너들은 선거 때만 아니라 평소에도 정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선 시기에만 ‘누구를 지지한다’라고 선언하는 ‘폴리테이너’라면, 마치 권력에 ‘줄서기’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누리꾼들이 절묘한 시기에 나온 지지 선언을 비판하는 이유다.
김윤종 문화부 zoz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