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광수]부동산 버블 붕괴 남의 일 아니다

  • 입력 2007년 12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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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9월에 서브프라임론 부실 사태로 인한 손실 규모가 최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그 후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는 손실 규모를 최대 2000억 달러로 추정했으며, 벤 버냉키 FRB 의장도 150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손실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7∼9월 미국과 유럽의 대형 은행그룹과 주요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론 관련 손실이 발표되면서 주가가 절반 이하로 급락하는 종목이 속출했다. 10∼12월 손실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태가 악화되자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서브프라임론 사태에 대한 종합구제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08년부터 금리가 7∼8%에서 9∼11%로 상승하는 변동금리부 서브프라임론(ARM) 대출자만 대략 180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부동산시장의 경우, 일반은행은 무리한 부동산 관련 대출과 예금의 증시 이탈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일반은행이 자금 확보를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와 단기외화차입, 은행채 등을 남발해 금리가 상승하더니 11월부터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은행의 과다대출은 2005년부터 확대돼 올해 들어 사태가 매우 심각해졌다. 은행이 증권시장과 단기외화차입을 통해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1980년대 말 일본의 버블 상황과 똑같은 상황이 한국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어서 우려스럽다.

최근 한국은행도 서브프라임론 사태 이후 국내에서 신용도가 낮은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34조 원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12∼13% 규모로 미국의 서브프라임론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은행권이 19조 원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9%인 반면 보험,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은 15조 원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25.1%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투기적 가수요를 포함한 국내 아파트시장의 수급을 우리 연구소에서 분석해 본 결과 지방은 66만 채 이상의 잠재적 공급 과잉 상태에 있고, 수도권 역시 공급 부족이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2001년 이후 온갖 투기적 가수요를 제외한다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역시 사실상 상당한 수준의 공급 과잉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은행의 자금 부족으로 인한 금리상승 압력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 그래서 1억∼2억 원 또는 그 이상의 은행 및 금융기관 대출을 끼고 아파트 등을 산 사람은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차기 정권을 누가 잡더라도 부동산 투기로 인한 아파트 가격 급등을 방치할 수 없다. 참여정부가 무너진 결정적 요인은 부동산 투기 대책 실패이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 경제는 부동산 투기 대책 실패로 인해 총체적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미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는 한국 부동산시장의 버블이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지금이라도 무리한 대출로 부동산을 산 사람은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낮은 가격에라도 손절매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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