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만의 소도시 ‘베어링턴’. 채산성을 이유로 기업들이 떠나며 경기는 갈수록 나빠진다. 남아 있는 ‘유니코’사의 공장 역시 문제투성이이긴 마찬가지. MBA를 마치고 공장장으로 부임한 30대 알렉스 로고로선 갑갑하기 그지없다.
설상가상. 본사에서 최후통첩이 내려온다. 3개월 내에 수익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것. 지역 경제를 끝장낼 대량 해고의 위기 속에 알렉스는 우연히 학창시절의 은사 요나 교수를 만나는데….
‘더 골’은 소설, 즉 비즈니스 팩션이다. 주인공 알렉스가 경제적 난관에 봉착한 조직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줄거리. 요나 교수의 지도 속에 생산성을 제고하는 경영기법을 배워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을 그렸다.
소설이긴 해도 책이 지닌 목표는 분명하다. 물리학자 출신인 저자의 ‘제약조건이론(TOC· Theory of Constraints)’을 경영에 적용시킨다. 이를 통해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를 위해 조직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봤다.
TOC는 쉽게 말하면 ‘제약 요소’를 관리하는 이론이다. 제약 요소란 어느 조직이나 사회구성체에도 존재하는 성과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다. 제약 요소를 재빨리 파악하고 이를 해결 혹은 완화하는 것이 조직의 전체 생산성을 향상시키거나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여기에는 단계가 있다. 먼저 기업의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기업 목표란 투자 수익률과 현금 유동성을 높이는 동시에 순이익을 향상시켜 돈을 벌어들이는 것임을 잊지 말라”고 저자는 당부한다.
이를 위해선 현금 창출 비율을 끌어올리고 재고와 운영비용을 낮추는 게 핵심. 여기에 바로 제약 요소의 개념이 적용된다. 제약 요소와 비제약 요소를 구별해 생산 흐름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판매 확대나 원가 절감 차원이 아닌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을 찾아야만 비로소 기업은 효율성을 갖추게 된다.
사실 말처럼 쉬운 내용은 아님에도 ‘더 골’은 읽기 편한 소설 형식이란 강점이 있다. 예를 들어 제약 요소를 파악하는 개념인 ‘사건의 종속성’이나 ‘통계적 변동’은 상당히 복잡하다. 그러나 이를 청소년 캠프를 인솔하는 과정에 비유해 이해를 돕는다. “어려운 경영전문서적을 서재에 비치한 경영자들도 진짜 끝까지 읽는 건 이 책 한 권”(‘이코노미스트’지)이란 평가가 수긍이 간다.
허 감독이 이 책을 추천한 이유도 간단했다.
“복잡할 것 없습니다. 경제를 잘 이끌어 달란 거죠. 국민이 당선자를 뽑은 이유는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의 방향타를 맡기겠단 뜻 아닙니까. 파산 직전의 공장을 일으켜 세운 알렉스가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경제건 축구건, 이제는 진짜 속 시원한 ‘더 골’이 보고 싶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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