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립만 주한 캐나다 대사 인터뷰

  • 입력 2008년 2월 2일 03시 00분


테드 립만 주한 캐나다 대사는 지난달 3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도 이제 국제사회의 문제에 활발히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테드 립만 주한 캐나다 대사는 지난달 3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도 이제 국제사회의 문제에 활발히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월드플레이어 특권 누리는 한국

P S I 참여 늘려 짐도 나눠야죠

테드 립만 주한 캐나다 대사는 지난달 31일 “이제 한국도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등 세계적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서 눈에 띄게 빠져 있다(noticeably absent)”며 “2001년 9·11테러 이후 대량살상무기 문제는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립만 대사는 인터뷰 도중 ‘특권(Privilege)’과 ‘짐(Burden)’에 대해 여러 차례 얘기했다. ‘월드 플레이어’로 성장한 한국은 특권뿐 아니라 짐도 나눠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8월 부임한 립만 대사는 북한 담당 대사를 겸임하고 있다. 1976년 캐나다 외교부에 들어간 이래 주로 중국, 아시아 관련 업무를 맡아 와 동아시아 전문가로도 통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문제가 세계적 화두다.

“캐나다 미국 영국 등은 2002년부터 주요 8개국(G8) 글로벌 파트너십에 참여하고 있다. 구소련 지역의 핵 잠수함 해체, 무기 관련 과학자들의 전직 등을 위한 활동이다. 한국도 여기에 투자함으로써 각국 간의 양자 관계도 공고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한국은 PSI에서 눈에 띄게 빠져 있다. 테러는 범세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여기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새 정부는 PSI 확대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활동에 대해서도 참여를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

―PSI 등에 참여를 확대하지 않는 한국을 보는 세계의 시각은 어떤가.

“캐나다와 한국은 전통적으로 비슷한 마인드의 국가다. 유엔에서의 투표성향이 87%나 같다. 영국 뉴질랜드 등 서방 국가와도 친밀하다. 우리는 같은 클럽(part of a club)인데 PSI 같은 데에는 빠진 셈이다. 한국은 여수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면서 ‘코리아는 월드 플레이어로 세계 행사를 치를 만하다’고 강조했다. 월드 플레이어는 특권도 있지만 짐도 나눠야 한다.

나는 한국에서 전쟁이 한창이던 1953년에 태어났다. 당시 서구에선 한국이란 나라를 지도에서 찾을 수도 없었다. 캐나다가 젊은 국민을 파병할 때 월드 플레이어라는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요즘 6·25전쟁 참전 용사들이 한국을 찾으면 ‘내가 목숨을 건 나라가 이렇게 번성했다’며 자랑스러워한다.”

―북한 담당 대사로서 최근 방북했었는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북한의 시각은….

“(북한 사람들의)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1999년만 해도 북한은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이제는 현 정부나 미래 정부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거의 못 들었다. 매우 중요한 변화다. 캐나다는 한국의 이웃도 아니고 태평양 건너에 있지만 7번째로 큰 교역국으로서 북핵 문제를 비록한 동아시아의 안정과 번영에 관심이 많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