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올림픽을 거부하지는 않겠지만 중국 대사관 앞에서 다르푸르 사태를 고발하는 시위를 할 수 있고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와 관람객들이 이에 관한 깃발을 들거나 완장을 찰 수도 있다. 베이징 올림픽을 기회로 중국이 수단에서 좀 더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만든다면 이는 수단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중국이 수단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대가로 이 나라를 재정적 외교적으로 보호하면서 학살에 사용되는 무기를 공급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국제사면위원회(AI) 미국지부에 따르면 중국은 2005년 수단에 폭격기와 공격용 헬리콥터, 경무기 등을 포함해 8300만 달러(약 780억2000만 원) 상당의 무기를 판매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수단을 제재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수단은 중국의 비호를 등에 업고 지난달 7일 다르푸르 지역의 유엔평화유지군을 습격하기도 했다. 수단 측은 실수였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이 유엔평화유지군을 내쫓기 위한 수단 정부의 고의적인 공격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미국 외교관 존 그랜빌 씨가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외교관들과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수단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믿고 있다. 중국은 수단과의 물밑 외교를 통해 변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이렇게 하는 것이 다르푸르 사태를 해결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수단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며 수단에는 또 다른 후원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유엔평화유지군이 다르푸르 지역에 주둔할 수 있도록 중국이 수단 정부를 압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수단이 유엔평화유지군을 공격한 뒤에도 중국이 여전히 수단의 뒤에 서 있다는 것이다. 수단은 충분히 보호받고 있다고 믿으면서 국제사회를 비웃는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불과 며칠 전 수단은 학살을 주도하는 아랍 민병대 ‘잔자위드’의 무사 힐랄을 중앙 정부 요직에 임명했다. 그는 “다르푸르의 아프리카 종족을 멸종시키는 데 필요한 무기와 탄환을 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나라들도 노력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다. 다르푸르 지역에 평화가 올 때까지 중국이 수단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면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남부 수단과 전쟁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중국이 더는 베이징 올림픽을 다르푸르의 피로 더럽히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중국이라는 방패가 없어지면 수단은 다르푸르 지역의 반군들과 진지한 협상을 하게 될 것이고, 남부 수단과의 전쟁도 포기할 것이다. 다르푸르 지역과 남부 수단에는 장기간 평화가 올 것이다.
나도 중국의 발전을 기뻐한다. 미국 정치인들의 편파적인 중국 비판에 맞서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학살 범죄에 동조하는 것에는 신뢰를 보낼 수 없다. 종족과 피부색에 따른 대량 학살을 중국이 계속 돕는다면, 베이징 올림픽은 ‘집단학살 올림픽’으로 남을 것이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