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철 전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이 경영 성과를 사실과 맞지 않게 말하고 다녀 이를 바로잡는다”며 입을 열었다.
“철도 경영은 1980년을 기점으로 적자로 전환됐고 1993년에 흑자를 보인 적이 있어 첫 흑자경영을 이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지난해 흑자는 용산 역세권 토지매각 대금 4000억 원 등 영업외 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이를 감안하면 영업수지 악화는 사실상 유사 이래 최대 규모다.”
이 전 사장이 지난달 21일 퇴임식에서 “철도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흑자를 이뤄 경영정상화를 달성했다”고 자랑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이에 질세라 코레일도 즉각 반박자료를 냈다.
지난해 영업수지 적자폭이 늘어난 이유는 정부에 내는 선로사용료가 크게 올라서이며, 이를 고려하면 영업수지는 오히려 좋아졌다고 주장했다. 또 1993년의 흑자는 부채탕감에 따른 장부상의 흑자였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건교부가 이 전 사장을 겨냥해 그것도 20일이 지나서 비판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전 사장은 4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임 중 정부가 KTX의 영등포역 정차를 반대한 것은 공익서비스를 무시한 관료주의의 극치”라고 퍼부었다.
산하 기관장 출신이 정부를 공격하자 그냥 둘 수 없다는 건교부 관료들의 분위기가 ‘뒤늦은 공격’으로 나타난 것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 전 사장이 정치인에서 공기업 최고경영자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국민의 눈을 흐리게 하는 행동”이라며 불쾌해했다.
양측의 공방을 지켜보던 한 누리꾼은 “자신에게 유리한 면만 강조하려는 산하 기관(장)이나 이를 괘씸하게 생각하고 뒤늦게 물어뜯는 건교부나 똑같다”고 꼬집었다.
철도를 포함해 교통 관련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지, 부질없는 감정 싸움을 해서야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숭례문이 시커멓게 타 버린 뒤 문화재청과 소방당국 측이 조기 진화에 실패한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듯한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두 장면이 겹치면서 관료들의 이런 한심한 행태를 보는 시민들의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가 귓전에 들린다.
김동원 사회부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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