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집무 중에는 물론이고 침실에서도 받겠다는 ‘24시간 기업인 핫라인(hot line)’이 가동될 경우에 예상되는 상황들이다. 다른 창구를 무시하고 대통령 휴대전화를 마구 눌러 댈 기업인은 거의 없을 테지만, 투자증대 방안을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할 채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업인들의 마음이 든든해질 수 있다. 반면에 기업을 규제하는 데만 익숙한 공무원은 이 ‘MB폰’이 무서운 존재로 느껴질 것이다.
▷핫라인은 ‘쿠바 미사일 위기’ 다음 해인 1963년 8월 미국 백악관과 옛 소련 크렘린궁 사이에 개설된 직통 텔레타이프 통신선이 효시다. 사고, 오산(誤算), 통신 실패 등에 따른 전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수뇌부 간 직접 대화의 길을 터놓은 것이다. 그 뒤 프랑스 영국이 소련과, 미국은 중국과 각각 핫라인을 설치했다. 남북한 간에도 가동돼 온 핫라인이 이젠 대통령과 기업인 사이에도 필요해진 것이다.
▷이 대통령이 기업인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 수도 있다. 기업가 정신을 북돋아 주거나 ‘함께 뛰자’고 부탁하는 대통령의 전화를 받는 기업인은 신이 날 것이다. 핫라인 개설 1년 후 이 대통령이 기업인에게서 이런 전화를 받았으면 좋겠다. “제가 건의한 20건 중 19건이 즉각 해결됐고 1건도 곧 처리된다고 합니다. 덕분에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