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의 소주 소비량은 33억1950만 병으로 1인당 69병이나 됐다. 맥주는 41억921만 병을 마셨다. 위스키 5155만 병(500mL 기준)을 소비한 ‘위스키 소비 강국’이다. 참살이(웰빙) 문화의 여파로 와인이 위스키 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전체 술 소비는 줄지 않고 있다. 술잔을 거부하기 힘든 직장 회식문화와 접대문화는 술 소비를 부추기는 주범이다. 술로 인한 실수에 관대한 문화도 무시할 수 없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선미 박사팀이 조사한 ‘음주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은 연간 20조990억 원이나 됐다. 국내총생산(GDP)의 2.9%에 해당하는 돈이 직간접으로 술 때문에 들어간 것이다. 특히 음주로 인한 생산성 저하가 7조8050억 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술값 자체에 들어가는 4조4702억 원 외에 음주 관련 질병의 의료비용, 숙취 해소용 음료 구입비, 음주 관련 사고의 재산 피해액까지 포함한 것이다. 캐나다(1.09%) 프랑스(1.42%) 스코틀랜드(1.19%) 같은 선진국보다 2배 이상 많다.
▷한 양주수입판매업체가 시민단체와 함께 건전 음주 캠페인 슬로건으로 ‘슬로 슬로 퀵 퀵’을 내걸었다. 라틴댄스 리듬처럼 들리는 이 구호는 ‘술은 천천히 마시고 술자리는 빨리 끝내자’는 뜻이다. 여러 번 나눠 마시기, 잔 돌리지 않기, 물 자주 마시기, 2차 3차 강요하지 않기, 끝낼 시간 미리 정해 두기 같은 건전 음주 5대 실천 강령도 있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은 물론이고 직장 가정 그리고 사회에까지 해독을 끼친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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