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악 사이트 큐박스닷컴(qbox.com)의 권도혁 대표는 이런 점을 미국 웹 비즈니스의 강점으로 꼽는다. 20대 인기 사이트 중 2003년 이후 생긴 신생 사이트 수를 보면 ‘웹 벤처 성공신화’의 판도를 엿볼 수 있다. 미국은 유튜브 등 7개, 일본은 믹시 등 5개인데 한국은 티스토리 하나뿐이다.
▷권 대표는 그래서 글로벌 무대를 찾아 나섰다. 작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큐박스 시험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는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한다면 마케팅이나 자금 조달 등 현지 시장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뮤지션들이 음악을 올리면 팬들이 들어보고 친구들과 음악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영국 사이트 비보닷컴(bebo.com)이 미국의 AOL에 8억5000만 달러(약 8585억 원)에 팔린 것은 권 대표의 도전정신을 한 번 더 자극했다.
▷성공 사례가 많아지면 벤처투자자도 늘고 창업도 활발해진다. 최근 방한했던 유튜브 공동창업자 스티브 첸은 “실리콘밸리에선 벤처캐피털을 방문해 3∼5차례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1∼2주면 창업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국에선 꿈도 못 꾼다. 컨설팅회사 이노무브그룹의 장효곤 대표는 “도전정신이 사라진 탓”이라고 지적한다. 좋은 교육을 받은 사람이 미국에선 모험적인 직업을 택하지만 한국에선 ‘안전하게 늙을 수 있는’ 직업에 몰리는 게 잘못됐다는 얘기다. 웹 벤처기업 신입사원이 훈련을 마치자마자 사표를 내고 이 분야의 큰 회사로 옮기는 것도 ‘모험보다 안전’을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이 벌써 늙었나.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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