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새 정부를 남북관계의 건전한 진전을 위한 상대가 아니라 새로운 ‘길들이기’의 대상으로 삼는 듯한 잔꾀가 뻔하다. 이명박 정부는 전임 정부와 확연히 다른 대북(對北)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북으로서는 남한 대통령과 장관들이 핵과 인권, 그리고 개성공단에 대해 이전 정부와는 달리 ‘할 말’을 하는 것에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고 도발로 맞서면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남한 정부가 도발에 놀라 핵문제를 제쳐놓은 채 퍼주기를 계속하기라도 할 것 같은가. 도발은 남한 정부와 국민의 염증을 더 키울 뿐이다.
정부는 북한의 반발에 당황할 것 없다. 대북 정책의 변화를 천명할 때, 이 정도의 어깃장은 예상했을 것이다. 북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작년 5, 6월에도 4차례나 단거리 미사일 발사훈련을 했다. 북이 약속을 깬 뒤 남한과 미국에 책임을 미루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북의 도발을 남북관계 재정립을 위한 진통으로 여기고 극복할 방안을 치밀하게 마련해야 한다. 안보태세는 더 물샐틈없이 다져야 한다.
미국과의 공조(共助) 역시 빼놓지 말아야 할 대책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을 흔들려는 북한의 전략에 말리지 않도록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이 선(先) 북핵 해결로 수렴된 만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정부가 국민에게 해야 할 일도 있다. 북의 도발 실상을 최대한 알리고 침착한 대처를 유도해야 한다. 전임 정부처럼 쉬쉬 하면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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