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봉사단 출신자 중에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한 사람이 많다.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만 살펴봐도 북미 핵 협상의 주역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리처드 바우처 전 국무부 대변인,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한 마이크 혼다 의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 캐슬린 스틴븐슨도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요즘도 미국 엘리트 대학생들이 수십만 달러 연봉을 주는 골드만삭스나 JP모건을 마다하고 월 150∼300달러밖에 못 받는 해외봉사단에 몰리는 이유는 미래를 위한 더 큰 투자의 의미도 있다.
▷21세기의 개막과 함께 세계가 한 시장으로 통합되고 있다. 각국에서 벌어지는 정치 체제와 문화 충돌은 국가 안보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세계에서 한국이 발휘할 리더십의 위상도 결국 지구촌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젊은이들의 능력에 달려 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그제 경제 5단체장 등과 함께 앞으로 5년간 글로벌 청년 리더 10만 명을 길러내기로 하고 협약을 맺었다.
▷글로벌 리더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은 외국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빈곤 질병 테러 등으로 시달리는 지구촌 사람들과 고통을 나누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10만 명 중 8만 명을 해외취업과 해외인턴으로 내보낸다고 하니 청년실업난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2만 명의 해외봉사자들에게 병역 면제나 복무단축의 혜택을 주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예를 보더라도 해외 봉사는 대학생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따낼 수 있는 최고의 경력관리 코스이기 때문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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