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재계는 물론이고 시장경제 연구단체부터 사회 원로들까지 삼성 특검수사의 조속한 종결을 촉구해왔다. ‘특검수사의 장기간 지속은 국민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의 경영 전반에 심각한 차질을 주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부터 ‘특검 쇼크’ 때문에 경영활동에서 적지 않은 실기(失機)를 해왔다. 다른 기업들도 특검 결과를 지켜보느라 투자 의사결정을 미루는 경향까지 보여왔다. 강영훈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원로들은 “불법적인 문제는 법적 절차에 따라 국가경제에 피해가 없도록 일벌백계로 최소화하는 것이 옳다”는 청원서를 내기도 했다. 물론 특검팀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의 사실 여부를 제대로 가려야 한다. 특검까지 하고도 삼성을 둘러싼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삼성을 위해서나 국민경제를 위해서나 불행한 일이다.
재계가 강조하는 그대로 삼성은 ‘국내 600대 기업 투자의 25%,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최대기업집단’이다. 삼성은 이에 걸맞은 투명경영을 해야 한다. 경영진이 특검팀에 불려 다니느라 올해 투자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하기 전에 이런 법률적 리스크(위험)를 자초한 데 대한 자성이 앞서야 한다.
삼성 특검수사는 작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정쟁(政爭)의 산물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삼성 측이 의혹을 키운 것도 사실이다. 삼성은 2년 전 ‘X파일 사건’ 때의 ‘8000억 원 사회 헌납’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풀려고 해선 곤란하다. 위법에 대해서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반(反)기업정서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국민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다운 투명경영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에 기여해주기를 바란다. 삼성은 특검 수사를 새 출발의 계기로 삼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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