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인간이 살아가며 가장 많이 경험하는 감정이다. 하지만 화를 푸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은 화를 많이 경험하지만 처리하는 방법은 잘 모른다는 점이다. 건강에 얼마나 안 좋은지는 더욱더 모른다.
화는 독이다. 너무 참아도 병이 된다. 화병은 물론이고 암, 과민성 대장증후군, 고혈압, 긴장성 두통 등. 저자는 화로 인한 질병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적대감을 많이 가진 이들이 쉽게 걸린다고 알려진 관상동맥 질환을 보자. 저자는 분노가 관상동맥 질환을 일으키는 과정을 과학적이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또한 적대감증후군이 세로토닌 저하로 인한 행동변화와 유사한 점을 들어 적대감증후군에 세로토닌이 관련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분노가 죽인다’에 따르면 화는 중독성이 강하다. 자꾸 화를 내면 습관이 된다. 분노는 또 다른 분노를 낳는다. 전염성도 강하다는 뜻이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을 흘기는 엉뚱한 화풀이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만든다. 그럴수록 스트레스 사슬은 더욱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저자는 분노를 줄이는 기본법칙을 소개한다. 화가 날 경우 첫째, 화가 난 요인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인지, 둘째, 스스로 정당한지, 셋째, 자신의 의사 표현이 효과를 볼 것인지에 관해 내적 대화를 나누어볼 것을 권장한다.
이때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아니요’란 대답이 나온다면, 먼저 자신을 스스로 설득해 봐야 한다. 그래도 화가 사그라지지 않을 경우엔 ‘생각 중단하기’ ‘관심 돌리기’ ‘명상하기’ 등의 방법을 쓸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상대방과의 공감을 늘리고, 타인에 대한 인내심을 키우고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밖에 △유머로 웃어넘기기 △좀 더 종교적으로 살아보기 △오늘을 항상 마지막 날로 생각하기 등도 긍정적으로 화를 꺼뜨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분노에 관한 한 세계적 전문가인 저자는 분노를 다루는 전략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전도사를 자처한다. 그만큼 이 책은 분노를 과학적으로 이해함은 물론 실제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고경봉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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