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98개 4년제 대학 총장들이 회원으로 참여한 대교협은 새 정부의 대입 자율화 방침에 따라 올해부터 대입 관련 업무를 교과부로부터 넘겨받는다. 그동안 입시 보조 역할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입시의 새 틀’을 짜고 집행하는 기구로 바뀌었다. 4월 8일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업무 파악도 하기 전에 김 사무총장까지 사퇴했으니 2009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 마련과 집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대교협 사무총장의 후임자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을 지낸 동서대 김대식 교수가 거명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전국조직 ‘선진국민연대’를 관리했던 사람이다. 일본문학을 전공한 김 교수의 경력에서 대학입시와 관련된 구석은 찾아볼 수 없다. 2006∼2007년 전국학생처장협의회 회장을 한 것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이주호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이 일부 선거공신(功臣)에게 자리를 만들어 주는 총대를 메고 있다는 소문이다. 교과부에서는 이 수석의 영향력이 김도연 장관을 능가하고 있다는 얘기도 파다하다.
▷2008학년도 등급제 수능이 보여줬듯이 자칫 대학입시 관리를 삐끗하면 전국 대학과 학생 학부모가 일대 혼란에 빠진다. 대학입시의 실무를 꿰고 있는 사람이 사무총장을 맡아야만 전 국민의 눈이 쏠린 대학입시에서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바닥을 헤매고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인사 실패 때문이다. 선거공신에게 아무리 줄 자리가 모자라도 대학입시를 관리하는 대교협 사무총장까지 넘본단 말인가. 얼마나 더 낭패를 봐야 청와대 수석들이 정신을 차리려는지 모르겠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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