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전날 밤 좋은 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루 종일 들고 다닌 휴대전화를 저녁에 충전기에 꽂아 두듯 인간의 몸도 ‘충전’이 필요하다. 인간의 뇌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잠은 생리현상 가운데 없으면 안 되는 핵심 활동이다.
하지만 세상을 살면서 일에 쫓기거나 시간이 없으면 제일 먼저 희생하는 게 잠이다. 이로 인한 수면부족은 만성피로부터 짜증과 집중력 부족, 의욕 저하, 우울증 등을 동반한다. 수면부족은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거니와 인간이 인간답게 생활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두엽 활동을 약화시킨다.
저자는 다양한 수면 문제에 대한 상담과 치료를 해온 수면 전문의. 그는 이 책을 통해 병적인 수면과 건강한 수면을 구분해 건강하고 머리가 좋아지는 수면에 이르는 비결을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찾아간다.
이 책은 잠에 대한 일반적인 궁금증과 오해도 풀어준다. 불면증은 그 자체가 하나의 병은 아니다. 기침 자체가 병이기보다는 다양한 질환의 한 증상인 것과 마찬가지다. 불면증 역시 의학적 질환의 증상일 가능성이 높아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정보도 상세하다. 현대에 들어와 심각하게 늘고 있는 증상임에도 일반인은 함께 자는 사람이 불편을 겪는 정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코를 고는 사람은 고혈압 발생률이 매우 높다. 게다가 대부분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다.
수면무호흡증은 매우 심각하다. 이 증상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당뇨 부정맥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이나 뇌중풍 같은 성인병의 위험인자이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도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미국에서는 대중교통수단 운전사들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장애 여부를 반드시 판정받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을 정도다.
잠은 뇌의 기능과 활동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청소년은 10대 때부터 입시를 위해 잠을 줄여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다. 하지만 충분한 양질의 수면이야말로 학생들의 뇌 기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보약이다.
차보석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전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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