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 배낭 속 친구가 되어주는 책 30선]<1>여행사진을 잘…

  • 입력 2008년 6월 23일 02시 57분


◇여행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로버트 카푸토 지음/청어람 미디어

《‘호텔방에 틀어박혀서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 인생과 마찬가지로 사진 역시 밖으로 나가서 탐험하는 것이다.’》

五感을 열고 여행지의 속살을 느껴라

해외여행의 보편화와 디지털 기기의 획기적인 보급으로 여행 사진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이국의 야경이나 멋들어진 자연 풍경 앞에서 일명 ‘똑딱이 카메라’(소형 디지털 카메라)를 열심히 누르다 상심한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느낀 감동을 사진으로 담아내지 못했을 때의 안타까움을 느껴본 이들이라면 이 책은 반가운 여행 동반자가 되어 줄 것 같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가로 24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닌 저자는 훌륭한 여행 사진을 찍기 위한 방법을 준비부터 마무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소개한다.

베테랑 여행가이기도 한 그의 노하우들을 읽어 가다 보면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이 여행을 잘하는 방법과 일맥상통함을 느끼게 된다.

좋은 여행사진을 위해선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현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그 지역의 특색과 현장감을 극대화한 사진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문하려는 곳의 문학작품을 읽어 그 장소의 정수를 이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행을 하기 전 우리가 일반적으로 거치는 준비 작업이 이와 다르지 않다.

현장에 도착해서는 모든 세부적인 것을 예민하게 느끼라고 한다. 길을 잃고 헤매도 좋고 어슬렁거리며 골목길도 걸어본다. 가능한 한 혼자 다녀보는 것도 좋다. 오감을 열고 여행 지역의 첫 인상을 기억한다.

낯선 곳에서 삶의 리듬을 찾아내고 호텔 직원, 경찰, 웨이터 등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본다.

그러다 보면 어느 골목길에서 엄청난 ‘행운’을 만나게 될 수 있다. 짜인 관광코스를 벗어나라는 주문은 누구에게나 유효할 것이다.

피사체를 대할 때 수줍어하지 않는 것, 방문 지역의 문화에 세심해져 그곳을 파고드는 것, 내가 찍고 있는 지역의 특징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사진가뿐 아니라 여행자 모두에게 필요한 태도다.

사진 장비에 대해서 저자는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장비가 사진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라는 원칙을 고수한다.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어떤 카메라와 장비가 필요한지 살피고 꼭 필요한 것만 챙기라는 것. 주제와 상황에 맞는 적절한 렌즈의 종류와 조리개 값, 셔터 속도, 조명의 종류 역시 상세히 설명한다.

초보자를 위한 개론서 수준을 넘어서지만 실제 사진을 예로 두고 설명하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있다.

사진가들이 찍은 멋진 여행 사진이 가득 실려 있는 것은 빠질 수 없는 장점이다.

이 책을 추천한 여행 작가 양영훈 씨는 “좋은 사진에 욕심이 많은 직업의 특성상 사진 촬영 가이드북은 빠짐없이 구입하는데 이 책은 실제 현장을 보는 듯한 사진이 가득하다는 점이 매력”이라며 “저자가 촬영한 풍경사진에 대한 꼼꼼한 설명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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