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행복지수로 수도권과 승부하라”

  • 입력 2008년 8월 4일 03시 02분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미래학자이자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인 롤프 옌센 씨가 2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2008 제주 하계 포럼’에서 ‘CEO의 상상력과 리더십’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 제공 전경련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미래학자이자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인 롤프 옌센 씨가 2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2008 제주 하계 포럼’에서 ‘CEO의 상상력과 리더십’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 제공 전경련
■ 세계적 미래학자 롤프 옌센 ‘균형발전’ 조언

“‘고층건물이 얼마나 많으냐’는 잣대만으로 보면 (지방인) 부산이 절대 (서울 등) 수도권을 못 이깁니다. 삶의 질, 행복 같은 다른 잣대를 가지고 (경쟁)하면 다를 것입니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2008 제주 하계 포럼’이 열리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만난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미래학자인 롤프 옌센(66) 씨는 한국 사회의 대표적 현안 중 하나인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 발전’ 문제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그는 “이탈리아 스웨덴 덴마크 등의 경우를 봐도 수도권과 그 외 지역의 균형 발전은 무척 힘든 것 같다”며 “아무래도 수도권 중심으로 자본이 몰리고 정부는 (이 돈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려 하지만 대부분 효과가 없는 게 사실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옌센 씨의 해법은 “수도권과 지방의 성공을 측정할 잣대부터 재정립해야 하고 지방이 수도권의 발전 원칙을 그대로 모방하려 하지 말고 나름의 (성공)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1999년 ‘정보화 시대가 끝나가고 있고 이야기와 꿈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란 내용의 ‘드림 소사이어티’를 출간해 미래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현재 기업의 미래 전략을 컨설팅해주는 회사인 ‘드림컴퍼니’의 최고상상력책임자(CIO·Chief Imagination Officer)로 일하고 있다. “머리 위주의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대신 가슴(감성) 중심의 하트스토밍(heartstorming)을 하라”는 조언으로 유명하다. 국가의 성공을 측정하는 도구로 국내총생산(GDP)을 대체할 ‘행복지수(Happiness Index)’를 제안하기도 했다.

옌센 씨는 이날 드림 소사이어티 시대에는 한국만의 뿌리를 되찾으려는 노력도 중요한 국가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 건축가들에게 ‘한국의 전통 건축물이 매우 아름다운데 왜 비슷비슷한 고층 건물만 잔뜩 짓느냐’고 물으니 ‘건축 비용이 너무 비싸서 그렇다’고 하더라”며 “가난할 때 많았던 전통 건물을 이제 부자가 되니 못 짓는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드림 소사이어티 시대에 맞는 교육은 어떤 모습이냐”고 물었다.

“‘어린이마다 굉장히 다르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지능에는 7가지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덴마크의 세계적 동화 작가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도 어떤 지능은 천재였지만, 다른 지능은 거의 바보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타고난 최고의 이야기꾼인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그건 틀렸다’며 어른이 가로막아서는 절대 안 됩니다.”

서귀포=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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