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문연합 사이트인 중국신문망은 11일 “아시아 국가가 14개의 금메달 가운데 9개를 휩쓴 10일은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날”이라며 중국과 한국 일본의 초반 선전을 높이 평가했다.
파즈(法制)만보도 이날 중국 한국 일본이 각각 6, 3, 2개의 금메달로 1, 3, 5위를 차지한 사실을 보도하며 한중일 3국을 “동아시아의 3걸”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시아의 굴기(굴起)”라며 높이 평가한 언론매체와 달리 일부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달랐다. 도를 넘은 듯한 반응도 적지 않았다.
12일 중국의 유명 검색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 한 누리꾼은 “한국이 이렇게 선전(善戰)하는 걸 보니 혹시 약을 잘못 먹은 것 아니냐”며 비꼬았다.
다른 사이트인 러짜이한궈(樂在韓國)에 올라온 중국인의 반응은 더욱 신랄하다. ID가 친친롄단(親親검蛋)인 누리꾼은 “한국이 2등을 하다니 (화가 나) 죽을 지경”이라며 “다른 나라가 2등을 한다면 그래도 기분이 나았을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일부 중국 누리꾼의 반응을 보면 중국이 싫어하는 나라가 한국이 된 듯한 느낌이다.
중국의 누리꾼 반응이 이처럼 부정적인 데는 무엇보다도 최근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도둑질하고 있다는 날조된 기사가 자주 올라오면서 중국인이 엉뚱한 오해를 하게 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중국의 인터넷에는 지금도 ‘한국이 한자(漢字)를 발명했다. 고대 중국의 미인 서시(西施)도 한국인이다’라고 주장하는 짝퉁 기사가 올라 있다.
짝퉁 기사 중엔 ‘중국이 처음 만든 천문시계인 혼천의(渾天儀) 등을 한국이 자국 이름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려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올해 5월 발생한 쓰촨(四川) 성 지진 당시 한국의 일부 누리꾼이 고소해하는 반응을 보이고, 한국의 한 언론매체가 올림픽 개막식 장면을 미리 보도한 것도 중국인의 혐한(嫌韓) 감정을 부추겼다.
한국과 중국은 역사적으로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다. 서로 예의를 지키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누리꾼들의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왜곡 보도된 내용을 바로잡으려는 한중 양국 정부와 언론매체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
하종대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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