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 ‘금성출판사 버전’을 읽다 보면 한반도는 부도덕하고 역사의식이 결여된 지배집단이 군림했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이런 내용도 있다. ‘분단은 미군의 남한 점령 탓이 훨씬 더 크다.’ ‘소련군은 해방군의 성격이 강하다.’ ‘민족정신에 토대를 둔 새로운 나라의 출발은 수포로 돌아갔다.’ ‘북한은 주체사상을 토대로 둔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조했다. (이것은) 당면한 문제를 스스로 책임지고 자체의 힘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북한 경제가 지금 제 발로 설 능력조차 없음을 알고나 있는지 되묻고 싶을 지경이다.
▷좌편향 교과서들은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나 세계가 기적이라고 부르는 경제발전, 그 과정에서 흘린 국민의 땀과 지혜를 과소평가한다. 북한의 인권유린과 아사(餓死), 고장 난 경제체제, 탈북자에 대한 내용은 없다. 금성출판사 교과서 채택률이 50%에 달한다고 하니, 아이들은 학교에서 대한민국과 북한에 대한 허상을 배우는 꼴이다. 사회교과서 중에도 시장경제와 개방, 기업을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내용이 많다. 시장경제, 개방, 기업은 ‘한강의 기적’을 낳은 원천인데도 말이다.
▷교과서 채택의 최종 권한은 교장이 갖고 있지만 학교 현장의 채택 과정에서는 전교조의 요구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전교조를 연구해온 김구현 씨는 “심지어 교과서 내용이 자신들의 생각과 다를 경우에는 ‘참고자료’ ‘보충자료’라는 명목으로 별도 교재를 만들거나 컴퓨터 파일로 수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자녀들의 역사관을 왜곡하는 교과서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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