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40억 기부한 가수 박상민 씨 장관 표창

  • 입력 2008년 9월 6일 02시 58분


“도움줄 수 있다는 건 고마운 일”

“칠순 넘은 모친이 매일 그래요. ‘촌놈 출세했네.’ 그 촌놈이 돈도 벌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게 됐어요. 제겐 그것 자체가 신기하고 고마운 노릇이죠. 허허.”

가수 박상민(44·사진) 씨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시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박 씨는 11년 동안 40억 원 이상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해 온 공로로 상을 받았다.

5일 전화 통화에서 박 씨는 봉사의 계기를 묻는 질문에 “성격이자 집안 내력”이라고 답했다.

“40년 동안 채소 장사를 한 어머니는 손님들에게 물건을 퍼주고 어려운 사람에게 돈 빌려주는 게 예삿일이었죠. 그 핏줄 어디 가나요. 형들과 저도 딱 어머니 성격이지.”

박 씨는 11년 전 고향인 경기 평택시에서 공연 수익금 8000만 원 전액을 무의탁 노인과 결식아동을 위해 쾌척하면서 기부를 시작했다. 현재 박 씨는 3년째 청각장애인에게 달팽이관 이식을 돕는 단체인 ‘사랑의 달팽이관’에서 회장을 맡고 있으며 소아암 어린이, 격투기 선수 등을 위한 후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자선공연을 꾸준히 열고 있다.

“못 듣고 말도 못했던 꼬마들이 달팽이관 이식을 받은 뒤 제게 와서 그래요. ‘아저씨, 감사합니다’라고. 어눌하지만 진심이 담긴 한마디를 듣는 순간 얼마나 보람 있는데요. 그 순간의 힘으로 제가 사랑 노래를 부르나 봐요.”

통장에 잔액이 있어본 적이 없다는 박 씨는 현재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1억8000만 원짜리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는 한 달 동안 적게는 몇천만 원을 기부하고 많을 때는 몇억 원까지 기부한 적이 있단다. 인터뷰 내내 기부 사실을 말하기가 쑥스럽다던 박 씨에게 앞으로 기부 계획을 물었다.

“핸드볼 하키 등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위한 재단을 만드는 거요. 이건 하늘이 두 쪽 나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일이에요.”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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