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수준에 맞는 교육인프라 만들것”

  • 입력 2008년 9월 30일 02시 58분


김도연 울산대 신임총장

세계적인 기업에 좋은 인력-첨단 기술력 공급

개방-경쟁 통해 교수사회 시스템 바꿔야 발전

“울산대는 교수 확보율과 정규직 취업률 전국 1위라는 탄탄한 실력을 쌓았습니다. 울산의 위상과 특성에 걸맞은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열심히 뛸 생각입니다.”

25일 울산대 제8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도연(사진) 총장은 러시아 대학들과의 과학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취임 이틀 만에 러시아로 출국했다. 출국 하루 전인 26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에서 김 총장을 만났다.

김 총장은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발탁됐으나 교과부 간부들의 특별교부금 사건으로 8월 물러났다. 서울대 공대 재료공학과에 복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울산대 총장에 임명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장관 경험에 대한 소회를 묻자 ‘반성’이란 말을 먼저 꺼냈다.

“혼다자동차를 만든 혼다 씨가 ‘실수하고 실패하는 것은 권리다. 그러나 반성이라는 의무가 따른다’고 말했다죠. 저 개인적으로 깊이 반성했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정부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김 총장은 “초중등 교육에 관심이 생긴 것을 소중한 경험으로 꼽고 싶다”며 “우리 초중고교가 대학 입시에 좌지우지된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고 대학이 책임을 깊이 느끼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회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 학장 시절에 과감한 추진력으로 유명했는데 학교 경영 구상은 어떤지요.

“우리나라 대학들은 굉장히 폐쇄적이고 변하지 않는 사회입니다. 그래서 일단 개방을 통한 교류를 학교 발전의 기본 계획으로 잡았습니다. 정년까지 한 대학에 머무는 우리 교수 사회의 시스템바꿔야 합니다. 외국처럼 교수들이 여러 대학을 오가면서 경쟁하고 발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울산대를 맡은 소감은….

“1970년에 설립돼 역사가 길지 않은데도 교수, 학생, 시설 모두 안정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난 때문에 못 배운 아픔을 후손에게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설립자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의지가 강하다 보니 재단의 애정과 지원이 큰 것 같더군요. 또 공대로 출발한 학교이다 보니 제 전공인 이공계와 일치해 금방 익숙해집니다.”

김 총장은 재료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과학자답게 울산과 울산대의 특성화 기반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울산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고 대학 취학률도 전국 평균인 85%보다도 높은 95%입니다. 유명 도시들의 공통점은 좋은 대학이 있다는 겁니다. 울산대도 울산의 수준에 맞는 최상의 교육 인프라를 만들 책임이 큽니다.”

―울산대의 특성화도 울산 지역의 특징에 맞춰 추진하시겠군요.

“울산에는 화학, 중공업, 소재공업, 자동차산업 등 모든 공업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이 밀집해 있습니다. 울산대는 이들 기업에 계속 좋은 인력과 첨단 기술력을 공급하는 풀이 돼야 합니다.”

그는 울산대가 울산에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현장을 늘 가까이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울산의 대기업에 안정적으로 고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과 지역의 선(善)순환을 특히 강조했다. 지역마다 중심이 되는 우수 대학이 많이 생겨서 산학협력 등을 통해 지역을 발전시킴으로써 취업률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서울아산병원은 이미 세계적인 의료수준과 연구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의대를 집중 육성해 우리나라의 의학발전을 한 계단 더 끌어올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도연 총장:

△1952년 서울 출생

△1970∼1974년 서울대 재료공학과 졸업

△1974∼1976년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1976∼1979년 佛블레즈 파스칼대 공학박사

△1979∼1982년 아주대 공대 교수

△1992∼2008년 서울대 공대 교수

△2006년∼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2008년 3∼8월 교육과학기술부 초대 장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