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종이컵은 내부 방수를 위해 ‘폴리에틸렌’ 코팅을 하는데 구겨질 경우 재활용이 힘들다. 재활용률을 1%만 높여도 연간 4637만 달러(약 639억 원)를 아낄 수 있다. A4 용지 1t을 만드는 데는 1.5t의 나무가 필요하다. 이 나무들은 대부분 수입한다. 종이 1t을 재활용하면 17그루의 나무와 물 28t, 시간당 전력 4200kW를 절약할 수 있다. 볼펜용 잉크는 아프리카 수입 고무나무 진액이 원료다. 플라스틱 펜대는 중동산 원유가 재료다.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로선 이 모든 것이 달러다.
▷압력솥에 밥을 하면 연간 26달러(약 3만5000원), TV 시청을 매일 두 시간 줄이면 연간 4달러(약 5500원)를 아낄 수 있다. 자동차에 짐이 10kg씩 늘어날 때마다 50km 주행 시 기름 80cc가 더 든다. 트렁크를 비우고 주행하면 연간 26달러가 절약된다. 전체 1500만 가구의 10%인 150만 가구가 월 전기를 3kWh(300원)만 절약해도 547만 달러(약 74억 원)를, 가스 불꽃을 한 단계만 줄여도 638만 달러(약 89억 원)를 아낄 수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석유 소비량을 10% 줄이면 연간 122억 달러(약 16조8300억 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외환시장을 흔들고 있는 ‘미친 환율’은 달러 부족이 주된 이유다. 은행들도 ‘장롱 속 외화를 은행으로!’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8월 한 달간 해외여행객 887만 명이 지갑에 1인당 평균 50달러씩 남겼다고 가정하면 총 4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 이것만 은행에 맡겨도 사정이 다소 나아질 수 있다고 한다. 정부와 기업만 쳐다보고 있을 게 아니라 가계와 개인도 ‘작은 실천’을 통해 위기 타개를 도울 수 있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