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의 친북반미 정치투쟁과 ‘파업을 위한 파업’에 염증을 느껴 온 국민에게 곽 씨의 주장은 호소력이 있다.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은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가 신인도가 확 떨어지는 투쟁을 할 것이다. 철도와 항공기가 멈추고 전기 공급이 끊어지는, 제대로 된 총파업을 하겠다”고 국민과 정부를 협박했다. 그는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총파업을 주도했다가 수배돼 조계사에 숨어 있다. 이 위원장은 고유가로 모든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6월에는 민노총 소속 노조원들을 동원해 “야구하듯 순차적으로 파업하겠다”고 했다. 이러니 민노총이 경제의 발목 잡는 일만 골라서 하는 ‘민생침해 집단’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민노총은 좌파가 주도한 광우병 촛불 시위 때 “촛불에 제대로 복무하는 것이 민노총의 역할”이라고 독려했다. 2006년에는 평양 5·1절(노동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민노총 인사 50여 명이 북한의 혁명열사릉을 참배해 “북이 그렇게 좋으면 가서 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지난해 1월엔 민노총 홈페이지에 북한 김일성대 교수진이 만든 주체사상 강의 파일을 무더기로 올린 적도 있다. 가히 ‘친북반미세력의 놀이터’라고 할 만하다.
▷좌파세력은 ‘제2의 촛불 사태’를 위해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간판을 ‘민생·민주 국민회의’로 바꾸었다. 민노총은 그 주도그룹의 일원이다. 전 세계가 금융 쓰나미 때문에 불안한 마당에 국력을 모을 생각은 하지 않고 갈등과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 그런 민노총에 대의원 한 명의 비판은 ‘쇠귀에 경 읽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민노총이 변하지 않으면 곽 씨의 주장에 공감할 조합원과 국민이 계속 늘어날 것이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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