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는 아주 작은 IC칩에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부착된 소형 안테나를 통해 리더기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무선통신기술을 말하는데, 현재는 보통 수십 m 이내의 거리에서 동작한다. 이때 사용하는 작은 IC 칩을 태그라고 부른다. 기술의 발달로 태그에 저장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점차 증가하고 크기는 소형화되며, 대량 생산을 통해 태그의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곧 태그 가격의 적정선인 0.05달러 이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응용 분야까지 다양해진 RFID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 한 연구조사 기관에 따르면 올해 세계 RFID 시장은 53억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해마다 15%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해 2013년에는 1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FID 기술은 1970년대 미사일 탄도 추적을 위해 개발됐으나 기술의 발전과 보편화로 지금은 물류유통, 가축관리, 비접촉 지불, 공급망 관리, 도서관리 분야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유통 분야에서 RFID는 특히 각광을 받는데 월마트와 같은 쇼핑몰에서는 2005년부터 상품입하관리, 재고관리, 상품정보 제공에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심지어 월마트는 제조업체에 RFID 부착을 의무화하겠다고 공언한 바도 있다. 머지않아 물건 구매를 마친 고객이 쇼핑 카트에서 물건을 일일이 꺼내 계산대에 올려놓지 않아도 상품에 부착한 태그의 내용을 리더기가 읽어서 지불할 가격을 산정하는 데까지 발전할 것이다.
가축관리 시스템에서는 사육하는 동물의 출생일, 이름, 병력, 예방주사 접종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한다. 가정에서는 냉장고 안에 들어 있는 식품의 유효기간을 분석해 건강관리도 가능하게 한다. 국세청이 양주 유통을 관리하기 위해 RFID 시범 사업에 착수했다는 언론의 보도는 RFID의 활용 분야가 끝없이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RFID 기술은 태생적으로 개인정보의 유출과 그로 인한 사고의 위험을 내포한다. 태그에 저장된 개인정보의 유출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용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사생활 침해와 관련해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태그에 개인의 정보가 많이 들어 있을수록 편리성은 증대되나, 상대적으로 개인정보 유출 및 프라이버시 침해의 피해는 커지므로 RFID의 일상화 이전에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RFID 기술은 미래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첨단 정보기술(IT)의 하나임에 분명하다. 알프레드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발명자의 의도와는 달리 살상무기로 사용된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RFID 기술은 미래 경제를 선도할 또 하나의 기술이 되리라 기대한다.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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