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은 방과 후 보충수업을 권장하면서 교사들에게는 강사료를 주고, 교장 교감 행정직원 등 보충수업 지원 인력에게도 관리수당(10만∼3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보충수업비 수납과 과제물 인쇄를 돕는 직원은 물론 학사운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교장 교감에게도 수당을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관리수당 지급은 학부모 교사 지역인사가 참여하는 학교별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그런데 교장에게 관리수당 월 30만 원을 지급하자 소동이 벌어졌다.
▷울산 고교생 학력수준은 2008년 전국 연합학력평가(4월) 결과 고3 가운데 1, 2등급이 12.3%로 전국 평균 15.9%에 비해 적다. 1, 2학년의 1, 2등급 비율도 전국 평균에 못 미친다. 2학년생 딸을 둔 이인화(자영업) 비대위원장은 “올 9월 취임한 교장 선생님이 동분서주해 2, 3학년이 시교육청에서 ‘학력우수선도학년’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며 “이번 사태는 단순한 수당 문제가 아니라 교사들을 독려하는 교장을 축출하려는 음모”라고 말했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교장이 학부모들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이 나서 “수당 지급 결정은 정당했다”고 판정했지만 갈등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은 강사료 60만∼80만 원을 받으면서, 교장이 30만 원 받는 것을 문제 삼아 학교를 소란 속으로 몰아넣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의 학내 투쟁으로 학교 현장이 뒤숭숭해진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30만 원 투쟁’의 피해는 돈으로 계산할 수도 없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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