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터넷 강의 활성화, 사교육비 줄일 수 있다

  • 입력 2008년 12월 9일 03시 00분


교육방송(EBSi) 메가스터디 강남구청인터넷수능방송 같은 인터넷 강의(인강)가 학원이나 개인과외를 대체하며 학생들의 클릭 수를 늘려가고 있다. 대입 수험생 5명 중 4명이 인강을 활용하고 있을 정도다. 정보기술(IT) 강국의 뛰어난 인터넷 인프라를 사교육 수요와 접목시킨 인강이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는 대안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지난해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쓴 사교육비가 20조400억 원이나 된다. 나라 예산의 10%에 가까운 금액이다. 가계 지출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1위이고 요즘 같은 불황기에도 줄지 않는다. 중산층 이하의 학부모들은 과외비와 학원비 부담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이런 사교육 열풍 속에서 교육방송이나 강남구청 인강은 돈을 받지 않거나 연 등록비 정도만 받는다. 유료 인강 사이트도 강좌당 수강료가 3만∼8만 원 정도여서 고액 과외의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인강은 유명 강사의 강의를 저렴한 가격에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반복해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농어촌 학생들도 인터넷을 통해 도시 학생들과 똑같이 질 높은 강의를 접해 도농(都農) 간 학력격차를 줄이고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현직 교사들이 등장하는 교육방송이 인강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강의 수준도 사교육 업체에 못지않다고 한다. 교사들도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학원 스타강사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교육방송에서 강의하는 현직 교사들은 잠을 줄이며 교재 연구와 강의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모든 교사가 이런 자세로 수업에 임한다면 우리 공교육의 장래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자율화 조치로 사교육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물가통제식 사교육비 대책을 쓰다 보니 학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무리한 ‘학원 때리기’보다는 인강을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정책을 쓰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가격이 비싸다고 좋은 강의가 아니라는 것을 학부모와 학생이 알게 되면 사교육비 문제는 점차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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