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선 임기가 3개월이나 남은 홍준표 원내대표의 후임 자리를 두고 벌써부터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안상수 정의화 의원이 사실상 출사표를 냈고, 최근에는 김무성 의원, 임태희 정책위의장, 황우여 의원 등이 자천 타천 후보군에 이름이 올랐다. 당 일각에선 2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된 뒤 홍 원내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않은 채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흘리고 있다. 지도부에 힘을 몰아줘도 모자랄 ‘2차 법안전쟁’ 와중에 한쪽에선 원내사령탑의 힘을 빼는 개인플레이가 난무하고 있다.
▷입법전쟁의 지휘책임을 맡은 홍 원내대표부터가 틈만 나면 법무부 장관직에 대한 미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박희태 대표는 4월 재·보선에, 나경원 정조위원장은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 임 의장은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당 지도부의 마음도 ‘콩밭’에 가 있는 듯하다. 오죽하면 당 사무총장을 지낸 권영세 의원이 나서 “코미디 아니냐. 지도부가 잿밥에만 관심을 보이는데 어느 의원들이 심각하게 (2월 입법전쟁을) 생각하겠느냐”고 쏘아붙였을까.
▷연말 ‘1차 법안전쟁’을 치르고도 벌써 2개월이 지났건만 소속 의원들은 여전히 쟁점법안을 왜 통과시켜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주류 핵심에서조차 일부 법안에 반대할 정도로 진영이 갖춰져 있지 못하다. 온통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집권당이 미디어 관계법을 비롯한 쟁점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이명박 정부의 남은 임기 4년을 제대로 견인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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